언제나 남는건 사진뿐이다.
내 블로그의 이름이 순간포착인 이유도
순간의 기억들을 포착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내가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남기는 하루하루의 기록이라 생각한다.
요 몇달동안은 많이 찍지 않았다.
여유가 없어 찍을 생각을 못했다.
자연히 블로그 포스팅할 소재도 없어짐.ㅋ
아무튼,
오늘은 내가 기억하는 날의 사진을 찾기 위해
그간 찍은 사진을 뒤져보았다.
내가 찾는 사진은 몇년 전 절에서 찍은 사진인데,
그 절이 어디인지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그곳에 다시 가고싶어서,
'그날 찍은 사진은 뭐였지?'
생각 해 봤는데 딱 한장만 기억이 났다.
절에 사람들이 많아서 전체적인 모습은 못찍고,
큰 나무의 밑둥과 그걸 둘러싼 알록달록한 꽃들을 찍은 사진이었다.
그 날 그곳에서 찍은 유일한 한장이었다.
그 사진을 찾고 싶어서 사진첩을 뒤지고 또 뒤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사진들도 보게 되었다.
하루 하루 그 날들의 일이 생각나기도 했고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 사진도 있었다.
놀러가서 찍은사진, 등산가서 찍은사진,
그냥 길에 핀 꽃을 찍은 사진, 담벼락, 길거리,강아지,고양이
하늘 사진, 비오는 사진, 등등.
정말 많았다.
그 사진들을 보며 느낀 건,
내가 그동안 참 예쁜 꽃, 예쁜 풍경을 많이 봤고
예쁜 하늘, 귀여운 동물들을 많이 봤었고
맛있는 음식 또한 많이 먹었구나-이다.
그리고, 나 은근히 추억을 많이 남겨뒀구나. ㅎㅎ
나는 늘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고 늘 예민하고,
특히나 요즘은 화, 불안이 가득했다.
근데 그 사진들을 보고나서, 잊고 있던 감정들이 떠올랐다.
순간순간 느꼈던 것들이 사진을 보니 생각났다.
결국 내가 찾던 사진은 찾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옛날사진 보며 좋았던 기억에 잠기니
잠시나마 치유된 기분이었다.
보다 보면 끝이 없다.
이상하게 나왔다며 지워버린 사진들,
다시는 구할 수 없는 찢어버렸던 어린시절의 필름 사진들.
사실은 버릴게 없던 아까운 사진들인데 되돌릴수 없어서 너무 아쉽다.
한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사진을 안찍었는데,
(무엇보다 게으름이 가장 크지만)
이제 다시 열심히 찍어야겠다.
여러분, 사진찍으세요.
남는건 사진뿐이오.
근데 그 사진은 도대체 어디있는거야?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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